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국민의당 진원지로 꼽히는 데다 처가 동네이기도 한 여수에서도 더블스코어 차이 이상으로 패배하며 고개를 떨궜다.
10일 중앙선관위의 19대 대통령 선거 최종 집계결과에 따르면 여수지역은 유효투표 18만4790표 중 문재인 후보 11만7586표(63.6%), 안철수 후보 5만228표(27.2%)로 나타났다.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승리한 여수를 이곳 주민들은 "국민의당 아성"이라고 한다.
29만 인구의 여수는 지역구 국회의원 2명에 비례대표 1명 등 모두 3명의 현역 의원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 모두 국민의 당 소속이다.

특히 국민의당 원내 대표인 주승용 의원도 이곳에 지역구를 갖고 있다. 주 대표는 거의 매일 아침, 저녁 인사를 하면서 집중적인 선거운동을 펼친 바 있다.
또한,국민의당 소속 기초의원은 전체 26명 중 15명이며, 여수 지역 도의원도 7명 중 6명일 정도로 조직력이 월등한 지역이다.
이에 비해 더불어민주당은 9명의 기초의원과 1명의 도의원을 확보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은 여수에서 전남 지역 전체 득표율 57.8%보다 6%p 정도 높은 득표율로 승리했다.
이같은 승리의 배경에는 원외의 민주당 여수갑·을 지역위원회와 시민사회의 힘이 있었다.
민주당 여수지역위원회는 최근 기초의원 보궐선거에서도 패배하는 등 정치적 위기감 속에 대선에 임했다.
현역 국회의원이 없는 정치·경제적 한계 상황에서도 당직자와 선거운동원 모두 새벽 아침인사부터 저녁 퇴근 인사까지 자발적으로 표밭을 누볐다.
한 선거운동원은 감기·몸살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 만드는데 조금 아프다고 쉴 수가 있느냐"고 말했을 정도다.
이 과정에서 시민사회도 지원에 나섰고, 민주당원이 아닌 일반인도 힘을 보탰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대선은 무엇보다 촛불 민심의 승리였다. 겨울 내내 이게 나라냐고 외친 촛불 민심이 여수에도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국민의당과 안철수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뀐 시민들이 문재인과 민주당에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같은 결과에 고무된 민주당은 향후 정치 지형도의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송대수 민주당 여수갑지역위원장은 "처음 노인정 등을 가면 문재인이 안된다는 얘기가 많았지만 선거가 막판으로 가면서 분위기가 역전됐다"며 "이번 대선 결과에 자만하지 않고, 시민과 가까이 하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