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최고의 지지율을 보내준 곳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입으로 불린 이정현 의원(무소속)의 지역구인 순천으로 나타났다.

10일 중앙선관위의 19대 대통령 선거 최종 집계결과에 따르면 순천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유효투표 18만784표 중 12만2595표를 얻었다.
문 대통령의 순천 득표율은 67.81%로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4만429표를 얻어 22.36%를 기록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3배 이상 앞섰다.
두 번째로 높은 지역은 전북 장수로 67.01%의 득표율을 보였고 3위는 전주 완산구와 덕진구가 모두 66.89%를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것도 아닌 순천에서 이처럼 최고의 득표율을 기록한 이유는 뭘까?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대선 결과를 탄핵정국과 관련된 이정현 의원의 심판의 성격과 더불어 그동안 정치 실험장이 된 순천시의 정치적 안정을 요구한 민심의 표출이라고 분석했다.
이종철 전 시의원은 "지난 겨울 촛불이 타오를 때 순천은 '박근혜의 입' 이정현을 뽑은 지역구라고 전국적으로 손가락질을 받으며 정치적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았다"며 시민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 명예를 회복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순천시민들은 국회에서 최루탄을 터트린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 청와대 대변인을 역임한 이정현 의원 등 좌에서 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대표들을 선택해 일을 시켰다"며 "정치 실험을 해본 결과 시민들은 역시 호남은 민주당이고, 정권교체를 위해 더 나은 사람 문재인을 찍었다"고 설명했다.
지역 정가의 한 인사는 "촛불 민심의 반영 외에 지역에서 정치적 꿈을 가진 민주당 인사들의 경쟁적인 노력도 한몫했다"며 "반면 순천에서 상대적으로 국민의당의 역할이 미약했던 것도 이유"라고 말했다.
이 인사는 "순천지역 정치를 이끄는 가장 큰 계파인 노관규 전 시장, 서갑원 전 의원, 조충훈 민주당지역위원장 직무대행(현 순천시장)의 조직들이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경쟁을 펼쳤다"며 "사실상 순천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승리는 오래 전부터 예견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압도적인 승리에 국민의당은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익명의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번 선거 결과로 국민의당의 내상이 너무 크다"며 "지역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가 어떤 형태로든 책임을 져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귀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