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호 태풍 '콩레이' 때 침수피해를 입은 광양시 진월면 양상추 재배 시설하우스 농가들의 보상문제 해결을 위해 특별조사위원회가 가동된다.

하지만 조속한 피해보상을 기대하던 농가들은 절차를 따라 진행되는 특별조사위 구성 소식에 보상 지연을 우려하며 격앙된 표정이다.
지난21일 광양시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진월 오사지구 시설하우스 침수피해대책회의'가 김길용 전남도의원(더불어민주당·광양시 3선거구) 주재로 진월면사무소에 열렸다. 회의에는 피해농가 대표와 지역구 시의원, 한국농어촌공사, 광양시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농가 대표는 "당시 태풍 비상근무를 해야 할 농어촌공사 관리인이 오사배수펌프장에 상주하지 않고 관리도 하지 않았다"며 "이번 피해는 농어촌공사가 적기에 배수펌프를 가동하지 않아 발생한 100% '인재'로, 결국 농민만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침수 피해 당시 비상근무를 어떻게 했는지, 배수펌프장 원격가동이 가능한데도 가동하지 않은 이유 등이 뭔지를 밝히라며 근무 상황과 펌프가동의 문제점, 피해보상 방안 등을 집중 추궁했다.
이에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태풍 비상근무 과정에서 직원이 상주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농민들의 피해가 발생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펌프장 원격가동의 경우 규정 수위 1m30㎝을 넘지 않으면 가동하지 않는다. 당시 CCTV 확인 상황으로는 오전 6시쯤 원격가동 수위 인근 이었다"고 펌프 가동에 문제가 없었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의 주장과 공사의 의견에 차이가 있다. 객관적인 조사를 통해 시시비비를 가리고 절차에 따라 보상을 논의하겠다"고 피해 농가들과 대립각을 세웠다.
광양시 관계자는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 분야 전문가와 농민, 농어촌공사, 행정이 함께하는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고, 당사자들도 이를 받아들이며 일단 회의는 마무리 됐다.
농민 대표 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한 양선진씨(40)는 "침수 피해 원인 등을 놓고 농어촌공사와 농민들의 입장이 엇갈려 어쩔 수 없이 광양시의 특별조사위원회 구성안을 받아들였다"면서 책임을 회피하는 농어촌공사의 태도에 농민들은 분노와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일 제25호 태풍 '콩레이'의 영향으로 진월면 일대에는 오전 3시부터 6시까지 84㎜의 집중호우가 쏟아지며 농경지와 양상추 재배 시설 하우스 48㏊, 780여동(200평 기준)에서 침수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피해 농가 중에는 비닐하우스 1동에 250만원 정도의 계약재배가 이뤄진 곳이 대부분이어서 상품을 제때 출하하지 못할 경우 계약금 2~3배에 달하는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문제가 된 배수펌프는 이날 오전 6시15분쯤 최초 가동됐고, 7시쯤에는 섬진강의 수위가 만조에 이르며 침수피해를 키웠다. 오사배수장은 2010년 40억여원을 들여 건립됐다.